영국의 식민지 정복에 대해 대충 알고는 있었다. 영국이 원주민들이 사는 지역에 침입해 그들을 학살하고 기술력을 이용해 정복했다는 식의 이야기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상식으로 접해온 이야기였다. 하지만 이 책의 초반부분에서 다루는 뉴질랜드의 마오리족이 ’모리오리 족‘을 정복하는 내용은 이전의 지식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한 부족이 영국의 정복 행위를 모방하여 다른 부족을 정복하는 것에서 영국인과 원주민만을 가해자와 피해자로 생각하는 관계가 잘못 되었다는 깨달았다. 이러한 정복자와 원주민의 관계성 뿐만 아니라 이야기를 서술하고 있는 제 3자 즉 미국인 또한 이 사이에서 묘한 관계성을 만들고 있었다. 서술자는 살인, 폭력, 매춘에 대한 혐오를 가지고 있지만 결국엔 실질적인 행동을 하진 못하는 방관자이다. 목격한 폭력을 종교를 통해 씻어내고 싶어할뿐 결국 도망친다. “상어가 들끓는 얕은 물에서 송아지가 피를 뚝뚝 흘리며 뒹굴고 있다고 상상해보십시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상어의 턱을 막아야 할까요? 우리 앞에 놓인 선택이 바로 그런 것이었습니다.” 라는 말을 통해 서술자 뿐만 아니라 미국인의 입장을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