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0
사실상 차별의 상징체계를 전복할 힘이 없는 개인이 스티그마에서 벗어나는 가장 효과적인 방식은 주어진 장소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다.
P.23
우화의 저자는 망명의 삶을 살았던 사람답게 전자에 맞서 후자를 옹호한다. 눈에 보이는 인간다움의 표시보다는 표현되지 않은 내면의 진실을, 사람들 속에서 살아갈 권리보다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을 자유를, 그림자보다 영혼을, 장소보다 비장소를 혹은 유토피아를.
P.80
한편 다른 관점에서 본다면, 오염의 메타포는 그것이 겨냥하는 대상이 지배 계급의 통제에서 벗어나 있음을 함유한다. '더럽다’는 말은 죽일 수도 길들일 수도 없는 타자에 대한 미움과 두려움을 담고 있다. 그 말은 상대방의 존재를 부정하는 동시에, 그러한 부정이 굳이 필요했음을 인정함으로써 그의 주체성을 역설적으로 인정한다. 그래서 어떤 페미니스트들은 '더러운 년’이라는 욕을 들어도 전혀 위축되지 않으며 오히려 이런 말을 듣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는 것이다.
P.88
고프먼의 관점에서 사람이란 곳 연기자를 말하는데 우리는 사회라는 무대 위에 올라가서 실제로 연기를 하면서 우리의 사람 자격을 확인받게 된다… 모든 사람이 언제나 그리고 어디서나, 어느 정도 의식적으로 어떤 역할을 연기한다는 점을 일깨운다… 우리가 서로를 아는 것은 이 역할들을 속에서이며 우리가 우리 자신을 아는 것 또한 이 역할들 속에서이다. 이어서 그는 가면이 우리의 인격의 일부이며 우리는 가면을 씀으로써 즉 어떤 역할 또는 성격을 연기함으로써 비로소 사람이 된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