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느끼는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시점과 화자가 뒤죽박죽이라는 것이다. 현재를 말하다가 갑자기 과거를 회상하고, 화자가 갑자기 바뀐다. 하지만 그것이 신기하게도 따라가기 어려우면서도 따라가진다. 이러한 복잡함 때문에 아마 내가 스토리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 부분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러한 설정 때문에 오히려 소설 속 인물들이 겪은 일들이 마치 내가 겪은 일 처럼 느껴지고 오래 전 일 같지만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것 처럼 느껴진다. 그렇다 사실은 80년에 광주에서 일어났던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 일은 그 당시에도 너무나도 끔찍했지만 지금까지도 그 여파가 남아 있다는 것이 더 끔찍한 일이다. 우리는 학살자를 제대로 처벌하지 못했고 광주 민주화 운동의 역사적 사실을 왜곡 하는 사람들은 아직도 남아있다. 민주 사회 속에서 살아가면서 독재자를 찬양하는 사람들을 나는 이해 할 수 있을까?
오늘 우연히 박찬욱 감독이 깐느 영화제 심사위원장으로서 ‘예술과 정치는 분리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에 답변 하는 것을 보았다. 예술과 정치는 분리되어야 하지도 않고 꼭 같이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라고 이야기 했다. 이 책이 떠올랐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짖눌리는 느낌을 받았다. 그것은 역사적 사실의 무게와 글의 힘이 더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소설이지만 소설이 아닌. 내가 지금 읽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자꾸 반문하게 되었다. 어쩌면 이 소설은 예술과 정치를 억지로 분리 시켜서는 안되는 가장 강력한 증거가 아닐까 싶다.
광주를 놀러 가본적이 몇 번 있다. 하지만 518과 관련된 곳들을 가보지는 못했다. 책을 덮으면서 광주를 꼭 다시 가봐야 겠다는 다짐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