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인 이연이 대학 동문 성민의 요청으로 그가 속한 사교 모임의 홈파티에 동행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회적으로, 직업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속한 사교모임이다. 이들은 이연 앞에서 앞다투어 자신들의 예술적 소양과 덕망을 자랑한다.
‘프롤레타리아가 처음 무대의 주역으로 등장한 연극‘이라는 <보이체크>의 작품적 의의에 대해서는 알지만 가난 자체가 구조적 억압이라는 맥락을 제외하여 대사를 왜곡하는가 하면, '한정된 자원 안에서 나름 생활에 윤택을 주’기 위한 가성비 인테리어를 창궐하는 질병처럼 비하한다. 주말마다 고아원으로 봉사활동을 나가면서도 그 아이들을 보는 시선은 선민의식에 가득 차 있다.
흥미로운 점은 에피소드의 주인공인 이연의 직업이 배우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가 초대를 받아 자리에 함께하게 된 외부인이라는 것. 덕분에 이연은 이들의 대화에서 한 발자국 물러난 관찰자의 태도를 취한다. 그리고 연기와 무대의 언어를 이해하고 있는 이연만의 그들을 꿰뚫어본다.
‘거기 있는 걸 없는 척하고 없는 걸 있는 셈 치는 건 연극의 중요한 약속 중 하나였다. 그리고 그건 가식이나 위선과는 다른 거였다‘
이연이 대화에 불쑥 끼어드는 장면에서 이들의 가식과 위선에 금이 간다. 고아원 아이들이 자립정착금 500만원으로 명품가방을 사는 것은 그들의 가난을 숨기는 가장 손 쉬운 방법이라는 이연의 대사가 바로 그것이다. 이후 이연 스스로가 홈 파티를 떠나면서 작품은 끝이 나지만, 아마 그가 없는 무대에서 연극은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