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저기서 많은 추천을 받았었지만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첫 챕터만 읽었을 뿐인데 읽으면서 생각이 멈추지 않는다. 그만큼 내가 평소에 생각을 하던 것들과 연결 되는 내용들이 많다.
책은 알파고 이후에 바둑 기사들의 이야기들을 다룬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다른 분야는 AI로 인해서 어떻게 영향을 받을지 생각해 보게 한다.
챕터 2를 읽으면서 충격을 받은 이야기가 있었다. 바둑 기사들은 바둑에서 승패는 바둑에 일부분이지 전부가 아니라고 말한다. 조훈현 9단은 "바둑을 어떤 식으로 놓는 다는 것은 세상을 어떤 식으로 살아가겠다는 나만의 선언"이라고도 했다. 이것은 내가 한 동안 하고 있는 생각과 비슷해서 놀랐다.
AI가 코딩을 잘 하기 시작하면서 수 많은 개발자들과 제품을 만드는 사람들이 AI를 활용해서 어떻게 일하고 어떻게 제품을 만들고 있는지 SNS에 많이 공유 하기 시작했다. 어떤 사람은 AI를 몇 개 돌리는지 자랑을 하고 어떤 사람은 바이브 코딩으로 며칠만에 앱을 뚝딱 만들어서 돈을 많이 벌었다고 자랑을 한다. 결국 내용은 비슷하다. 최대한 많이 코드를 작성해서 많은 기능을 만들고 실제로 배포를 해서 테스트를 하는 과정을 무한히 반복하면 좋은 제품이 탄생한다고 생각 하는 것 같다. 바둑 기사에게 바둑은 나에게 제품을 만드는 일이다. 나는 설령 이 방법이 이길지언정 내가 살아가는 방식과 다르기 때문에 이렇게 바둑을 두고 싶지 않다.
나에게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의 즐거움은 사용자를 생각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의 가치관을 담는 것이라고 생각 한다. 하지만 AI하고만 제품을 만들게 되면 그 과정에서의 즐거움은 모두 사라져 버린다. 저자는 책의 초반에 인공지능이 쓰는 소설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인공지능이 엄청나게 많은 소설을 써내고, 그 소설들의 리뷰와 완독률을 기반으로 또 다시 소설을 써내고 이것을 반복하면 기술 낙관주의자들이 말하는 명작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다. 작가는 그 상황에서 소설은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묻는다.
나 역시 스스로에게, 그리고 동료들에게 묻는다. 대체 이 일을 왜 하는가? 돈 이외에는 없는가? AI로 인하여 돈 이외의 가치들이 더 많이 사라지고 있는것 같기도 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나는 나만의 선언을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할까?